교도소 수용자 직계가족 사망 시 장례식 참석불허는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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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수용자 직계가족 사망 시 장례식 참석불허는 인권침해

인권위, 특별귀휴 심사기준과 절차 및 귀휴자 관리방안 마련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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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이하 ‘인권위’)는 2023년 5월 30일 교도소의 부당한 귀휴 불허로 인한 인권침해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법무부장관과 사건 발생 교도소장(이하 ‘피진정인’)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법무부장관에게 수형자의 가족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이 사망한 때 등의 사유로 인한 특별귀휴 심사가 수형자의 가족 생활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판단기준 및 절차, 귀휴자 관리방안 등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사건 발생 교도소장에게는 특별귀휴 심사에 있어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코로나19 등을 사유로 하여 불허하는 관행을 개선하고, 관련 법령에 따른 적극적인 심사를 통해 재소자의 특별귀휴를 허가하면서도 방역 등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여 합리적인 귀휴자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모친상을 당하여 피진정인에게 귀휴 여부를 문의하였으나 피진정인이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귀휴를 불허 하였고, 그 결과 모친상을 치르지 못하게 되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피진정인은 진정인에 대한 특별귀휴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 ▶2021년 11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후 교정시설 내 확진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였고, 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등 지역사회 확산 우려도 컸다는 점, ▶교정 시설은 밀집·밀폐·밀접구조의 특성상 감염병에 더욱 취약한 곳으로, 강화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정인의 귀휴를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답변하였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77조 제2항은 가족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이 사망한 때 등에 해당하는 수형자에 대하여는 5일 이내의 특별귀휴를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침해구제제2위원회)는 피진정인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의 필요성을 이유로 진정인의 특별귀휴를 불허하였으나, 진정인의 특별귀휴를 허가하더라도 복귀 시 일정 기간 격리 및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고, 도주나 추가 범죄 우려에 대해서는 동행 귀휴제도를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으리라고 보았다.


더욱이, 교정시설은 수형자의 재범방지 및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모하는 재사회화를 위한 공간이고, 법무부의 ?수용자 교육교화 운영지침?에도 ‘가족관계 회복’이 포함되어 있는 등 교정정책의 방향을 고려한다면, 피진정인은 가급적 진정인이 모친상에 참여하고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였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여러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못하고 진정인의 특별귀휴를 불허한 피진정인의 처분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망인(亡人)을 추모하고 기릴 수 있는 권리, 수용자의 사적 가족생활의 보호와 존중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비록 모친상의 종료로 진정인에 대한 직접적 권리구제의 실익이 없다 하더라도 향후 다른 감염병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진정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바, 법무부와 피진정인 에게 특별귀휴 심사의 구체적인 판단기준 및 절차를 마련할 것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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